시험이 끝났다. 길고 길게만 느껴졌던 중간고사기간이었다. 열심히했지만 뒤에 지쳐버린것도 사실... 유종의 미가 모자라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확신! 그리고 남은 레포트를 확실히 하겠다는 마음에 서대문 도서관을 갔지만, 관련서적은 이미 대출되어버린 상태... 결국 急정독도서관 행을 하게 되었다.
정독도서관 풍경(바로 직전에 분수가 켜졌었는데...)
비가 내렸다. 우산은 챙겨갔지만. 학교 근처라 누가 먼저 빌려가버리면 어이하나 하는 마음에 급히 내달렸다. 정말 즉시 달려가 확보했다고 표현하는것이 맞을 정도로... 결국 『20세기의 문명과 야만』을 내 손에 넣는데 성공하고... 어문학 자료실에 들러 이것저것 들춰보다 그냥 나왔다. 비도 오고 해서... 그리고 왠 아저씨들이 자료실 밖에서 싸우길래- 갑자기 간만에 라면이나 먹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독에 오면 꼭 들르지만 기다리는게 싫어서 어쩌다 먹게되는 그곳 〈라면 땡기는 날〉로 향했다.
라면 땡기는 날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도 지나고 해서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이 나포함 3명, 안에 먹던 사람들도 다 먹고 했길래 얼른 땡라면 주문해 놓고 기다렸다. 의외로 거의 즉시로 자리가 났다. ㅎㅎ 운이 좋았던 것일까?? 물론 기본라면이 아직도 1500원(무려 군대가기전 가격)이길 바란건 오산이지만... 여전히 맛에 비하면 감사한 가격 2500원에 뚝배기에 보글보글 담겨온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
다 먹고 안국역으로 향하는 길... 이곳은 덕성 여중과 여고사이에 난 아기자기한 도로이다. 덕성여고는 감고당이라고 인현왕후의 생가터라는 표지판도 있고 게다가 밑으로 더 내려가 큰길과 만나는 지금의 풍문여고 자리에는 아직도 안동별궁의 담장이 남아있다. 차없이 걷기에 아주 좋은 서울시내에 몇안되는 길.. 삼청동, 북촌 한옥마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찾는 사람도 최근 아주 많아졌다. 결국 나만 알고있다는 심리적 희소감은 이미 떠나버렸지만....
오는길 비가 더욱 세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날씨가 왜이럴까?? 나는 열대성 우기가 오고 있다고 실감했고, 친구는 스콜이라고 집어주었다. 오늘 일기예보에서는 오후엔 비가 그치고 맑아진다고 했다. 토요일 오후는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